일요일, 11월 26, 2006

[16장 보충] '정치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을 때

사람들이 워낙 정치판에 나쁜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정치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면 부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한번 테스트를 해볼까요?

  • 정치적인 사장
  • 정치적인 팀장
  • 정치적인 갑
  • 정치적인 교수
  • 정치적인 동료

위 예제를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말만 앞서고 책임을 회피해서 남에게 전가시키며 요령을 피워서 임기응변식으로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성향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을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다시 한번 물어보지만 정말 그럴까요? 저도 반성을 하고 있지만 스캇 버쿤이 말하듯이 '정치적'이라는 수사를 붙일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불쾌한 측면을 회피하려는 순진하고도 편리한 방법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개발자 입장에서 '관리부서', '마케팅'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멍청한지 성토하는 자리에서 꼭 나오는 단어가 바로 '정치적'이 아닐까요? 좋습니다. 술자리에서는 안주거리로 마음껏 드셔도 되겠지만, 이렇게 '정치적'이라는 수사를 붙인다고해서 욕하는 상대편이 갑자기 덜 정치적으로 변한다거나 똑똑한 사람으로 탈바꿈할리는 만무할테니까, 적당한 선에서 끝내야 합니다.

'정치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스테레오 타입으로 만들어버릴 경우에 가장 큰 손실은 무엇이냐 하면... 진짜 중요한 문제와 해결책을 가려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이 바닥이 원래 그러니 그래."라고 포기해버리면 해결책을 절대 찾을 수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는 정치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현실적인 상황 판단 대신에 좌절감이나 영양가없는 비난만 커지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정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문제 해결'의 일종으로 여겨달라는 부탁입니다. 아니 정치가 문제 해결이라구요? 공학도가 공학적인 제약하에서 문제를 해결하듯이 프로젝트 관리자도 정치적인 제약하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조직 내 모든 자원을 무제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하면 애초에 정치적인 문제는 일어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상황이 어떻게 되었거나 특정 상황에서 관리자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한정되어 있으며, 각 방안마다 정치적인 중요성이 따라붙습니다. 따라서 공학 문제를 풀 때 사용하는 규율과 창조력으로 조직적인 문제에 접근한다면 올바른 방안을 찾아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정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 훈련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옆 동네로 눈을 돌려서 경제학 분야에서 다루는 의사 결정론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효율적이면서도 항상 비슷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의사 결정 방법을 체득한다면 권력의 오용이나 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일관성 있는 태도로 인해 주변 사람의 신뢰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다시 한번 테스트를 합시다.

  • 정치적인 사장
  • 정치적인 팀장
  • 정치적인 갑
  • 정치적인 교수
  • 정치적인 동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여전히 부정적인 느낌이 듭니까?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역자 박재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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